《miles and miles of skin》 기록 이미지

miles and miles of skin

참여 작가
오선영, 주승희
기간
2021.07.20 — 2021.07.31
관람 시간
13:00–18:00 · 월요일 휴무
장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16길 52-19, 예술공간 의식주

전시 서문

다용도실 프로젝트 Chapter .1

다용도실 프로젝트는 2021년 의식주의 공모로 진행되었으며 30여 팀이 지원하여 최종 3팀이 선정되었다. 그 첫 번째 파트로 오선영, 주승희 작가의 전시를 선보인다. 두 작가는 이번 다용도실 프로젝트에서 ‘의식주’ 내부에 위치한 다용도실에 테이블을 놓고 대화의 방으로 연출한다. 장판 위에 놓인 작은 테이블과 두 개의 스툴, 그리고 붙박이장처럼 보이는 수납장은 마치 소극장의 연극 무대처럼 연출된다. 이 공간에는 그들의 육성 대화가 흘러나온다. 전시가 시작될 무렵 작가들은 두개의 스툴에 앉아 대화하고 이 육성은 테이블에 고스란히 남아 전시 기간 동안 관람객과 만나게 된다. 각자가 지향하는 사적 담화에서부터 자조적인 질문에 이르기까지 개별적인 어조가 담긴 문장들이 허공에 나열된다. 그들이 떠난 자리에 남은 소리와 공기의 흔적들은 관객들과의 대화를 기다리며, 또 다른 연결의 가능성을 기다린다.

오선영, ‘나와 너’ / 작가 오선영은 나와 타인의 관계에서 보이지 않는 연결의 이미지를 물리적인 힘의 이미지로 치환하여 보여주는 작업을 주로 해왔다. 하지만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다소 새로운 방식으로 작업을 구상한다. ‘DNA’라는 물리적인 유산과 ‘생의 지혜’라는 개념적 유산을 지속해서 분배하는 혈연과 가족관계에 집중했다. 가족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나온 식기와 음식들이 공간에 진열되고, 이것을 관찰한 누군가의 글이 함께 비치된다. 음식이 잔여물이 되고 변형되어갈 때 새로운 음식이 다시 비치되고 제 3의 관찰자가 써 내려간 글도 새로 비치된다. 이 반복적인 과정은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된다. 부모가 최초의 삶을 자식에게 전달하듯, 작가 또한 전달자가 되어 새로운 유산을 생산해 낸다. 생의 지속을 위한 혈연적 집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썩어가는 음식, 그리고 익명의 관찰자, 이 세 가지 관계를 이야기로써 전달받는 관객, 작가는 이번 작업으로 보이지 않았던, 혹은 보려 하지 않았던 관계의 실타래를 새로이 엮어낸다. 이는 보편적으로 치부될 수 있는 가족이라는 유산공동체를 특별하고 독립적인 전달자의 형태로 재해석하여 사라진 공간과 마주하게 될 공간에 선사하는 시공간적 애도작업이다.

주승희, ‘나의 너’ / 문명에서 여성이 지녀온 여러 층위의 프레임이 있다. 과거 동서양에서의 의복을 보면 명확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역사의 흐름 안에서 여성은 의복을 포함한 다양한 범주의 프레임과 관습을 걸쳐 입어야 했다. 작가 주승희는 여러 시간대에 존재하는 여성의 사회적 경험을 자신의 모습과 동일 선상에 놓는다. 이는 자신과 타인의 시공간적 좌표를 일시적으로 결합하는 일이다. 어쩌면 최대한 많은 범주의 여성을 흡수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를 통해 일정한 시간 속에서 반복되는 관행과 끊임없이 사투하고 마주하는 여성이라는 대명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시대 속에서의 자아, 그 정체성을 하나의 현상으로 인지하고 물리적인 좌표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 여러 시공간에 축적된 관습의 형태를 소환했다. 작가의 작업은 시사적인 메시지와 언어를 가리키고 있는듯하지만, 수직적, 혹은 이분법적 세계관에 있는 존재를 수평의 공간으로 이끌고자 하는 염원의 이미지와 가깝다.

<miles and miles of skin>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의 서사는 신체에 관한 이야기에서 부터 출발한다. 특히, 타자와 나의 관계로부터 나타날 수 있는 필연적 구조의 관점으로 ‘몸’을 바라본다.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작은 세포의 단위에서 조직에 이르기까지 신체구조를 출발선에 놓고 보다 근원적인 물음 던진다. 이는 물리적인 의미에서의 신체가 가지는 사실적 접근보다는 나에게 흐르는 피의 역사와 살갗의 기억을 소환하는 개념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지탱하는 뼈와 부여잡는 근육은 신체의 물리적 관점에서 보면 필연적인 구조와 관계를 형성한다. 하지만, 두 명의 작가는 신체, 혹은 몸 자체보다는 그것이 필연적일 수 밖에 없는 많은 외부 요소들도 작품의 서사구조 안에 녹여내고 있다. ‘나누어 마시는 공기’, ‘전해져 내려오는 시간’이라는 관계와 연결을 통해 타인으로부터 연결된 나와 여러 층위에 좌표에서 발견되는 나의 흔적들을 발굴하고 진열한다. 전시 ‘miles and miles of skin’은 독립체로서의 내가 유기체로 연결되는 그 어느 지점에 대한 질문이며, 그 어느 시간에 대한 자전적 기록이다.

연계 프로그램

예술공간 의식주 다용도실 공모 프로젝트 첫 번째 선정 전시. 당시 거리두기 4단계에 따라 예약 관람으로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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