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기록_접고 펴기 다시 또 접기》 포스터

기억과 기록_접고 펴기 다시 또 접기

참여 작가
강민구, 권희원, 김동진, 김영일, 김주원
기간
2021.06.15 — 2021.06.27
관람 시간
13:30–19:00 · 월요일 휴무
장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16길 52-19, 예술공간 의식주

전시 서문

문명은 문자의 발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는 기록을 통해 과거의 세대에게 듣고, 미래의 어떤 이들에게 말을 건넬 수 있다. 문자와 언어가 없었던 시간에 우리는 어떻게 소통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한 최초의 방식은 무엇이었을까. 자신의 의사, 혹은 감정을 전달하기 위한 근원적 물음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점이 있다.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나를 낳아준 부모라는 대상과 마주하게 된다. 다양한 이야기와 다른 무수한 경험들이 발생 되겠지만, 통상적으로 부모는 아이의 이름을 부른다. 그리고 자신들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삶에서 필요한 몇 가지 방법들을 시작으로 아이에게 사회적 기호들을 전달한다. 이것은 일종의 통로라고 할 수 있다. 사회라고 하는 공동체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들을 교육한다. 이는 생존과 직결된다. ‘정의’라고 불리는 사회적 안전망을 비롯하여 해당 공동체가 추구하고 지켜야 하는 다양한 매뉴얼이 포함되어있다.

가족이라 지칭되는 최초의 집단, 부모로부터 우리는 시작되었고 점차 이 집단의 크기는 확장된다. 인간은 성장기를 겪어내며 사회라고 하는 거대한 거울과 마주하게 된다. 처음 받은 이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다양한 방식의 이름이 우리에게 주어지며 무수하게 많은 역할과 칭호를 부여받게 된다.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사회라고 하는 타인 필요하다. 하지만, 망각이라는 습관이 반복되다 보면 이내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다. ‘나’를 ‘나’로서 존재하게 하는 최초의 이름과 멀어진다. 가족에서는 부모로, 사회와 조직에서는 특정한 역할과 직책으로 남게 된다. 작가들은 이러한 이름과 이름이 사투를 벌이는 장면들을 포착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개인의 내밀한 시간을 기록하고 이야기한다.

나는 이번 전시를 가족, 기호, 거울이라고 하는 세 가지 키워드로 이야기하고 싶다. 다섯 명의 작가는 각자 자신의 좌표에서 어제의 기억과 오늘의 바라본 기록의 ‘접고 펴기’를 반복적으로 시도한다. 나의 근원에 대한 물음으로 가족을 떠올리거나, 사회가 만든 상징과 기호로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나의 모습을 비추는, 혹은 나를 불러주는 타인의 모습과 장면을 소환하기도 한다. 이들 작가는 자신이 속한 세대 안에서 스스로 본인 내부와 외부의 관계를 관찰하고 모색하여 각자의 언어와 어휘를 만들어낸다. 이들이 보여주는 ‘기억과 기록’은 어떤 것을 밝히고자 한다기보다 나와 세계가 어떻게 관계하고 있고 세계로부터 뻗어 나온 ‘나’라는 개인, 혹은 나의 ‘독립적 시선’을 위한 외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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